[인천일보][항동에서] 항만 사유화 막으려면 해양수산청 지방 이양해야

인천경실련
발행일 2024-05-20 조회수 41

▲ 김송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직위원장

[인천일보][항동에서] 항만 사유화 막으려면 해양수산청 지방 이양해야


▲ 김송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직위원장
정영석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정학부 교수는 칼럼에서 “우리나라 항만법상 항만은 국가가 소유하고, 항만관리권을 해양수산부가 가진다. …항만관리의 기능 중 중요한 기능의 하나가 항만개발인데 …항만개발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국가가 하는 것이 원칙이고, 항만공사(Port Authority, PA)에 관리권이 위탁된 항만구역에서는 PA가 개발하는 것이 원칙이다”고 지적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항만 국유(國有)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항만은 시장기구를 통하지 않고 공공 부문으로부터 공급되어 '모든 사람이 공공으로 누리는 재화', 즉 공공재다. 모든 국민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도로, 하천, 철도, 공항 등에 속한다. 그래서 정부의 인천국제공항 지분 매각 방침에 우리 국민은 '민영화 반대'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인천 신항 등 전국 항만의 배후단지 개발사업도 민영화 논란에 휩싸여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6년 새해 벽두부터 '1종 항만 배후단지 민간개발 첫 사업자 공모'를 실시하고, 대상 사업으로 평택당진항 2-1단계와 인천 신항 1단계 2구역 개발을 선정했다. 당시 해수부는 “지난해 12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하나로 공공개발·임대 방식으로 진행되던 1종 항만 배후단지 개발에 민간개발·분양방식을 새롭게 도입”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속살을 들여다보면 항만 사유화(민영화)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보도자료에 “(민간개발로) 조성된 토지 등은 준공과 동시에 '사업시행자가 투자한 총사업비의 범위 내에서' 해당 사업시행자가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조성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민간사업자가 부동산 투기나 난개발을 일삼으면, 항만 경쟁력은 추락하고 항만 기능은 마비될 수밖에 없다. 항만 국유제도와 전면 배치되는 정책이다.

그러나 인천 신항 배후단지 개발사업 공모에 참여한 민간사업자는 없었다. 공교롭게도 두 차례의 항만법 개정(2019년 일부개정, 2020년 전면개정)이 이뤄지고서야 사업자가 나타났다. 조성토지의 소유권과 잔여토지의 우선 매수청구권을 법적으로 보장받자,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것이다. 급기야 인천 등 항만도시 시민과 항만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해수부는 지난해 '2023 항만 민간투자사업 부대사업 실태조사 및 항만배후단지 민간개발사업 제도개선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항만 배후단지의 민간개발로 인한 '항만 사유화' 논란(인천지역)과 공용토지 확보와 토지매도 청구권 행사 시 '민간의 과도한 이익 수취' 우려(국정감사) 등이 곳곳에서 제기돼 이를 해소할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민간개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그런데 법적 근거가 없는 지침에 불과해 민간사업자가 순순히 따를 리 만무하다고 지적받고 있다.

결국, 개악된 항만법을 개정해 기존의 공공개발·임대방식으로 전환하지 않는 이상 항만의 공공성은 확보하기 힘들다. 이에 21대 국회에서 맹성규 국회의원은 항만법 및 항만공사법 개정에 나섰고, 인천 시민사회단체와 항만업계는 맹 의원을 지원사격했다.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 국회토론회 등을 통해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급기야 대표적 항만도시인 부산 지역사회와도 연대했다. 그러나 해수부의 정책 변화는 미미했다. 항만의 적기 개발과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부산·인천 등의 무역항에 설립한 PA를 외면한 채 민간개발에만 열을 올리고 있을 뿐이다. 안타깝게도 항만 현장과 동떨어진 해운항만 정책을 펴는 기관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항만도시의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게 현실적이다. 그래서 '해양수산청 지방 이양' 등 항만 자치권을 부여해야 한다. 중앙집권적 행정을 '지방분권화' 하자는 것이다. 22대 국회가 나서야 할 개혁과제다. 정치권의 분발을 촉구한다.

2024.05.08 김송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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